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 2권 154~164페이지
- 계속 -
해저 나들이를 마친 우리는 다시 해저기지로 돌아왔다.
아니와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샤르별 인류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며, 지구의 여러 가지 풍속들과 각 인종이나 민족들에게 얽혀진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었다. 날마다 다정한 이야기를 나무며 서로의 우정이 깊어 가고 있을 때에 아니가 이런 제안을 했다.
아니: 하리를 위해 '샤르앙'이라는 의미있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박천수 저자: 샤르앙이 어떤 의미를 가진 이름인가요?
아니: 우주의 나무란 뜻도 있고, 진실의 나무란 뜻도 있어요.
항상 우주적인 사고와 우주적인 생명력을 발휘하며, 우주정신으로 아름답게 거듭나라는 기원의 뜻이예요. 인간의 이름 속에는 우주파동이 작용하는 큰 힘이 있거든요.
박천수 저자: 그렇다면 내게 너무 고마운 선물이요. 이제부터 나를 샤르앙이라 불러주세요.
이때부터 나는 샤르앙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지며 해저기지에서 의미 있는 생활을 이어갔다. 아니는 잠을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몸을 씻은 후 의상을 고쳐 입고, 추시브란 꽃 한 송이를 나의 손에 쥐여주곤 했다. 그것은 매일 이어지는 연례행사였다.
그 의미가 궁금해 물었더니 여인들이 다정한 사람에게 진실한 우정을 표하는 아침인사 의식이라고 했다.
박천수 저자: 아무리 좋은 일도 하다보면 귀찮을법 한데, 매일 그런 일을 반복할 수 있나요?
아니: 우리 샤르별 인류들은 한 번 정한 마음을 놓치는 법이 없어요. 시간이 흐르고, 많은 세월이 흘러도 진실된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박천수 저자: 샤르별의 여인들은 모두 상냥하고 다정한 마음씨의 소유자들인가 봐요.
아니: 상냥하고 부드러움은 여성을 가장 여성스럽게 가꾸어주는 비결이거든요. 여성이 여성스러워지는 만큼 행복함도 커지죠. 마음의 진실과 우정을 날마다 베풀 수 있다는 자체가 삶의 축복이기도 해요.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는 것보다 큰 행복을 창조하는 비결은 없어요.
샤르별의 여인들은 이런 특별한 꽃 인사가 이나라도, 남녀 누구나 꽃을 좋아해서 침실이나 집무실, 심지어 UFO 선실에서도 화초를 가꾸고 있었다. 마치 아름다운 꽃을 곁에 두지 않고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습성이 몸에 밴 듯 싶었다.
어느날 아니가 '우무시거수'란 꽃 한다발을 선물했는데, 매일 받던 꽃송이와는 향기와 모양이 달랐다. 처음에는 그 꽃다발의 의미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계인 여성들이 호감이 가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전하는 꽃다발이었다.
외계인들의 관례로 사랑의 프로포즈는 남성의 몫이 아닌 여성의 몫이었다. 사랑을 고백하는 의식은 말로 하지 않고 '우무시거수' 꽃다발로 대신한다고 했다.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이 담긴 꽃다발을 전달받으면 좋든 싫든 정중히 받아드는 것이 예의였다. 여성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는 꽃다발을 코로 가져와 향기를 음미하는 행위를 취하고, 사랑을 거부할 때는 꽃향기는 맡지 않는 대신 감사의 뜻만 전한다고 했다. 여성들은 거부된 사랑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거부한 상대를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만약에 남성이 여성이 보는 앞에서 우무시거수 꽃을 꺾거나 훼손시키는 행위를 할 때는 여성으 모독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와 다름 없었다.
나는 외계인들의 관습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아니가 평소에 자주 건네주던 꽃송이의 의미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꽃향기를 맡으며 좋아만 했다. 초시와 수스코는 곁에서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전해주는 장면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꽃향기를 맡으며 좋아하자 아니가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손뼉을 쳐주며 좋아들 했다. 아니의 사랑고백은 장난기 섞인 이벤트였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이후로, 아니와 함께지내면서 틈나는 대로 시디바를 방문하여 못 다 들은 우주정신세계의 학문을 경청하곤 했다. 그리고 우주언어에 대한 훈련은 아니가 대신해 맡아주었다.
외계인 여성 아니에게는 자상함과 셈세한 마음의 배려가 있었다. 아니의 정성스런 마음은 모성애적 따뜻한 본능과 친구사이의 순수한 우정과 연인사이의 진실한 애정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마다 허약한 정신세계를 양육하는 보모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호에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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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화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