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에 지배당하는 인류가 될 것인가?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란, 현생 인류를 지칭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유래된 말로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며,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인류를 뜻하는 신조어다.

포모 사피엔스라는 말은 2015년 영국의 시사 주간지인 《The Economist》에서 처음 등장했다. 해당 글의 제목은 ‘휴대폰 행성(Planet of the phones)’으로 스마트폰은 어디에나 있고, 중독적이고, 변화를 일으킨다고 요약했다. 그리고 오늘날 성인 인구의 절반가량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고, 2020년에는 80%에 이를 것이며,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 침투해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실제로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세계적 기업인 애플(Apple)을 설립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acWorld 2007’에서 애플 사가 개발한 스마트폰(iPhone 1)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Every once in a while a revolutionary product comes along that changes everything(이따금 모든 것을 바꾸는 혁명적인 제품이 나온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정확히 적중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커다란 변화 중 하나는 의사소통에 있어 시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제는 손에 스마트폰만 쥐고 있다면 밤낮 구분 없이 SNS를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단 몇 초 만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공간의 제약도 사라져서, 특정 장소에 가지 않더라도 방 안에 누워서 얼마든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은 의사소통에만 국한되지 않고 학업, 직장, 쇼핑, 건강, 여가 생활 등 여러 방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인류의 삶을 훨씬 윤택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편리하게 해주는 소통의 도구인 스마트폰이, 반대로 가족 간의 의사소통은 단절시키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주 이용 콘텐츠는 메신저로, 전체의 94.7%를 차지했다. 한편,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18년도에 ‘가족과 얼마나 대화하세요?’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 중 37.8%는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하루 20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가족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이용 증가(26.4%)’가 ‘바쁜 개인 일정(34.8%)’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가족들과의 소통 시간은 줄어들었고, 나아가서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는 대면 의사소통의 시간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통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건 사실이지만, 눈과 눈의 마주침, 그리고 신체접촉과 만남이 있어야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고 우정과 사랑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우리는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스마트폰의 이점을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이 인간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지를 선택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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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철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