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는 살아남고 말은 죽을까?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뜻이다. 소와 말은 육지동물이지만, 물속에서 헤엄도 곧잘 치는 편이다. 특히나 말은 수영 능력이 뛰어나서 일반적인 물에서는 소보다도 더 빨리 헤엄쳐서 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물살이 거센 경우에는 어떨까? 이때도 과연 말이 소보다 더 빨리 육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답은 그 반대다. 여기서 바로 우생마사(牛生馬死)가 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장마철에 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빠른 강에 소와 말이 빠졌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말은 실제로도 헤엄을 잘 치고, 자기 자신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내려오는 물살에 맞서 헤엄쳐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물살이 강하면 아무리 열심히 헤엄쳐 올라가도 계속해서 밀려나므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말은 점점 힘이 빠져 지치게 되고 결국에는 익사하고 만다.

반대로 소는 말처럼 물살을 거슬러서 헤엄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떠내려갈 뿐이다. 그렇게 물살을 등지고 내려가다 보면 조금씩 강가에 가까워지고, 나중에 몇 km를 더 가서는 완전히 물 밖으로 걸어 나오게 된다.

소처럼 순리를 따르는 삶, 하지만....
法(법)이라는 한자를 파자하면 水(물 수) + 去(갈 거)가 된다. 물이 흐르는 현상이 곧 법인 것이다. 법이라는 것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사회 규범이고, 세상 이치의 표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법이라는 글자를 물 흐름의 현상을 토대로 정의했다는 것은 물 흐름의 원리가 곧 이치이고, 순리라는 뜻일 것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흐르며, 고이면 잠시 머물렀다가 가고, 막히면 돌아가며, 억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인생이 괴롭고 고단한 것은 이처럼 순리대로 살지 않고 역행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세찬 물살을 이겨내며 앞으로만 나아가는 말이 되지 말고, 물이 흐르는 방향에 몸을 맡기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소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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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닥쳤다고 해서 밤새 잠 못 이루고 괴로워하지 말자.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미리부터 걱정하며 머리 싸매고 있지 말자. 그렇게 스트레스받아가며 고민한다고 해서, 고민한 만큼 생각대로 일이 잘 풀려나가던가? 운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는 어차피 이루어질 일은 어떻게든 이루어지게 되어있고, 이루어지지 못할 일은 아무리 애쓰고 발버둥 쳐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바람 부는 대로 방치하고 물결 흐르는 대로 맡기는 것이 삶의 순리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한 삶은 순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팽개치고 방관하는 것밖에 안 된다. 우리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수분지족(守分知足)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때로는 힘들고 지쳐 쉬어갈망정, 그래도 중단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인생의 물줄기는 어느덧 거대하고 찬란한 바다 앞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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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혁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