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재능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 ‘그릿(Grit)’

그릿(GRIT).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ㅣ김미정 옮김ㅣ비즈니스북스 펴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는 2013년 ‘맥아더 펠로우십’의 수상자이다. 맥아더 펠로우십은 일명 ‘천재들의 상’으로, 미국의 맥아더 재단에서 창의적이고 미래의 잠재력이 큰 인물을 대상으로 매년 20여 명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그녀는 사실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천재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럼에도 그녀가 맥아더 펠로우십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 연구 끝에 밝혀낸 하나의 사실 때문이었다.

‘성공은 타고난 재능보다 열정과 끈기에 달려 있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 후,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에서 남부럽지 않은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고액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보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닫고는 돌연 직장을 그만두고 뉴욕시 공립학교의 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통념적으로 수학은 아무리 공부해도 안 되는 학생이 있고,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학생만이 상위권에 속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녀 역시도 처음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그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수학적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성적이 좋을 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도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대부분의 선생님이 그러하듯 그녀는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기도 하고 시험도 치르며 그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그런데 이때 그녀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성적이 좋고 나쁜 학생들의 차이는 단순히 타고난 재능이나 IQ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 중 일부는 아이큐가 엄청나게 높은 편도 아니었고, 오히려 아이큐가 높은 학생 중에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그녀가 느끼기에 IQ와 성적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녀는 이 점을 의아하게 여기면서 ‘인생의 성공에 있어서 타고난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다른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교직을 그만두고 심리학을 배우며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연구를 할 때마다 항상 그녀 스스로 질문을 던졌던 것은 ‘수많은 사람 중에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결국에 성공한 사람은 누구이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그릿
그녀의 연구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들에게서는 한 가지 공통점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바로 ‘그릿(Grit)’이다. 그릿이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어려움과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는 능력’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높은 그릿(grit)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오랜 연구 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정과 끈기가 중요한 것이지, 타고난 재능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또, 그녀의 말에 따르면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그릿은 누구나가 기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재능이 없어도, IQ가 높지 않아도, 그릿 지수만 높일 수 있다면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녀는 세계적인 지식공유 강연 플랫폼인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에서 그릿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고 얘기했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학습 능력은 타고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뜻한다. 이 개념은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Carol Dweck) 교수가 고안한 것으로 그녀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을 때, 혹은 새로운 도전을 할 때가 바로 우리가 똑똑해지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두뇌 안의 신경세포인 뉴런들이 서로 많이 연결되고 밀집되어 있을수록 더 뛰어난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익숙하고 안락한 상태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도전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가능해진다고 한다. 즉,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실수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두뇌 신경망이 형성되고 더 똑똑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 마인드셋은 열정과 끈기를 잃지 않게 해주는, 다시 말해 그릿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사람들이 보통 무언가를 끈기 있게 하지 못하는 것은 노력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어서인 것도 맞지만, ‘내가 이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과연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하는 변화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도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 결과가 말해주듯이 모든 사람은 타고난 재능과 능력만 가지고 살아가는 고착된 존재가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하고 진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과 그릿만 기른다면 누구나 자신이 꿈꾸는 모습을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겉모습은 화려하다. 그리고 여유롭다. 하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타고난 재능과 천재성으로만 단정 짓는 것은 그들이 성공하기까지 남몰래 흘렸던 고통의 눈물과 인고의 시간을 폄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replicas relojes españa)의 말처럼 만약 그들이 남들보다 타고난 재능만을 믿고 노력은 남들의 절반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면 성공은커녕 평범한 남들보다도 못한 삶을 살게 되었을 수도 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선천적 재능을 신격화함으로써 우리는 모두 경쟁으로부터 면제받는다”고 말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은 우리를 힘든 노력과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있어 동반되는 두려움의 감정도 느끼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믿어라. 그리고 겁먹지 말고 새로움에 뛰어들어라.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라. 그러면 미래의 어느 순간 놀라우리만큼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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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혁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