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 4권 57~6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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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별에 도착한 후 며칠 동안은 공식 일정 없이 츠나음이 연구소 정원을 산책하는 일들로 소일했다.
주변 숲속을 거닐고 있노라면 사슴처럼 생긴 '우이브'가 다가와 아는체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토끼 같은 '펀니'들이 재롱을 떨었고, 새들이 날아와 손등에 앉아 기쁨을 전해주기도 했다.
짐승들은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고, 짐승들끼리 싸우거나 다투는 일이 없었다.
샤르별 자연계는 지구와 흡사한 환경인데, 사자와 호랑이처럼 위협적으로 생긴 맹수들도 성질이 너무 온순하여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아니로 부터 설명을 들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육식을 하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짐승을 해치거나 사냥할 필요가 없고, 그러한 분위기는 짐승들이 선천적으로 사람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
어떤 신선들은 맹수의 등에 타고 숲속을 산책하기도 하고, 어떤 선녀들은 맹수에게 나무열매를 먹여주기도 하며 망중한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과 동물의 평화로운 관계는 긴 세월동안 인간들이 동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작은 생명체조차 헛되게 다루지 않는 질서속에서 적대적 관계가 청산되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사람과 동물들의 망중한을 바라보며 평화라는 진정한 의미를 새삼스럽게 느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샤르별의 밤하늘에는 보석들을 뿌려놓은 듯 초롱초롱 빛나는 성좌들이 반짝거리고, 그사이로 흐르는 희미한 은하수들의 모습은 지구의 지상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샤르별의 밤하늘이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온 세상을 대낮처럼 밝혀주는 인공달의 마력때문이었다.
인공달은 샤르별의 25만 Km 상공에 떠있는데, 둥글게 뜨는 것이 아닌, 마치 바다위에 떠다니는 항공모함 비슷한 모양으로 떠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길쭉하고, 허리부분은 잘룩하며, 앞뒤부분은 양쪽으로 날개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었다.
인공달이 발산하는 빛은 단순하지 않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광선들이 현란한 빛의 연출을 발산한다.
은은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쏟아지는 인공달빛의 마력은 마음과 영혼을 변화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밤마다 아름답고 신비한 달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황홀해지기도 하고, 영혼이 숙연한 기분 속에 싸여지는 것 같았다.
그 인공달의 정체가 바로 샤르별 우주상공에 건설된 하늘도시 우주타운이었다.
우주타운은 25만 Km 샤르별의 궤도를 따라 돌면서 밤이면 달처럼 샤르별의 지상을 비추고 있었다.
샤르별의 진짜 달은 인공달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38만 Km에 한개, 또 한개는 50만 Km 떨어진 상공에 떠 있는데, 인공달의 밝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희미했다.
샤르별에서는 인공달이 진짜 달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었고, 자신들의 역량이 집약된 우주타운에 대한 애정이 깊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샤르별의 신선인류들은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인공달을 쳐다볼 때마다 자신들의 이상과 꿈을 더욱 소중하게 가꿀 수 밖에 없고, 우주를 향한 다짐을 날마다 새롭게 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다음호에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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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화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