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동물인 고래는 빠르게 헤엄을 치더라도 그에 따른 혈압의 상승으로 오는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최근 그 비결이 밝혀졌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포유류들은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낼 때 동맥의 혈압과 정맥의 혈압의 차이 덕분에 신체 구석구석으로 혈액을 전달할 수 있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 뇌로 전달되는 동맥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져 뇌에서 나가는 정맥의 압력과 차이가 커지며 뇌 손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럴때면 들숨과 날숨이 혈압을 정상화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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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다에서 사는 포유류 고래는 물속에서 들숨 날숨이 없는 상태로 헤엄을 치는데도 고혈압으로 인한 뇌 손상을 입지 않으면서 장수의 대명사 이기도 하다.

지난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로버트 새드윅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님은 고래가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스템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고래의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특별한 혈관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특별한 혈관 시스템은 고래의 혈압이 요동치는 것을 막아주며 항상 안정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혈관 시스템의 이름은 '경이로운 그물(wonderful net)'이라는 별명의 '괴망(Retina mirabilia)'이다.

분석 결과, '경이로운 그물'은 고래의 두개골과 척추, 흉부에 분포하며 이 혈관 시스템으로 동맥에서 뇌로 흘러가는 혈액이 주변에 있는 정맥으로 고르게 분산되어 안정적으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경이로운 그물'시스템이 없다. 때문에 혈압 조절이 고래처럼 수월하지 못해서 큰 충격을 받거나 특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뒷목이 뻗뻗해 지며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럴 때면 뇌 건강을 걱정해야 한다.

고래와 같은 엄청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고래의 경이로운 그물 시스템을 본받아서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면 무병장수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것이다.